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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현수막 철거 5년 뒤, 나고야 선수촌엔 도요토미가 등장했다

life-liar 2026. 9. 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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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 저녁, 나고야 긴조항 부두.

선수 숙소로 쓰일 대형 크루즈가 항구에 닿았고, 이를 기념하는 식전 공연이 열렸다. 무대에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차례로 등장했다. 일본 전국시대를 상징하는 세 인물이 아시아 선수들을 맞이하는 환영 행사에 나온 것이다.

같은 날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경기장이 아닌 야구장으로 가는 버스에 타고 있었다. 며칠 앞서서는 농구 대표팀 숙소 화장실에 물이 샜다.

개회식을 앞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일주일을 사건별로 정리해 본다.

📌 핵심 정리
· 무엇: 선수 숙소·이동·환영 행사에서 잇단 문제. 컨테이너 숙소 누수, 축구 대표팀 버스 오배차, 선수촌 환영 공연의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장
· 언제: 9월 11일(누수 영상) → 9월 15일(공연·버스) → 9월 17일(항의)
· 누가: 서경덕 교수와 대한체육회가 조직위·OCA에 항의
· 현재: 조직위의 공식 답변은 확인되지 않음. 숙소 문제는 개회식 직전까지 계속 제기되는 중

🕒 경위

이번 대회는 선수촌을 새로 짓지 않았다. 조직위는 호텔과 크루즈선, 그리고 나고야항 가든 부두에 세운 컨테이너형 숙소에 선수단을 나눠 배치했다.

컨테이너 숙소는 한 동이 약 70㎡, 두 유닛에 침대 4개씩이다. 키 2m가 넘는 선수가 많은 남자농구 대표팀에서는 방과 침대가 너무 좁다는 말이 나왔다.

일시 무슨 일 현재 상태
9월 11일 농구 대표팀 변준형이 숙소 화장실 누수 영상을 SNS에 올림 조치 여부 미확인
9월 15일 저녁 남자축구 대표팀 버스가 야구장으로 향해 경기장 도착 35분 지연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
9월 15일 긴조항 크루즈 접안 기념 공연에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장 논란 확산
9월 17일 오전 서경덕 교수, 조직위에 항의 메일 발송 사실을 SNS로 공개 사과·재발 방지 요구
9월 17일 오후 대한체육회, 조직위와 OCA에 공식 항의 서한 발송 조직위 답변 미확인
9월 18일 숙소 부족·혼숙 배정·대기 시간 문제 제기 이어짐 공식 확인 전

숙소. 변준형은 9월 11일 자신의 SNS에 화장실 바닥이 물에 잠긴 영상을 올렸다. 좁은 방에 이어 기본 관리 문제까지 드러난 장면이었다.

버스. 9월 15일 이민성 감독의 23세 이하 대표팀은 오후 7시 30분 미즈호럭비경기장에서 카타르와 조별리그 D조 1차전을 앞두고 있었다. 오후 5시 20분 숙소를 나섰는데, 평소라면 차로 20~30분 거리다.

버스는 엉뚱한 야구장으로 갔다. 빗길을 되돌아 경기장에 닿은 시간은 예정보다 35분 늦은 오후 6시 25분. 킥오프까지 한 시간 남짓 남은 시점이었다. 상대 카타르도 같은 이유로 늦게 도착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 부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인도 육상 대표팀 측은 호텔 체크인에 4시간 넘게 기다렸고, 이튿날 남자 선수단 조식이 예약돼 있지 않았으며, 훈련장행 버스도 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공연. 9월 15일 긴조항에서는 크루즈 선수촌 '코스타 세레나호' 접안을 기념하는 식전 공연이 열렸고, 여기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등장했다.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 쟁점

하나. 5년 전 도쿄와의 대비.

2021년 도쿄올림픽 때 대한체육회는 선수촌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이순신 장군의 말을 빌린 문구였다. 일본 언론과 우익 단체가 정치적 메시지라고 반발했고, IOC 요청으로 현수막은 철거됐다. 체육회는 그 자리에 '범 내려온다' 현수막을 다시 걸었다.

그때 기준이 '역사 인물을 끌어온 정치적 메시지는 안 된다'였다면, 이번 환영 공연은 어떤 기준으로 통과됐는지가 질문의 핵심이다. 서경덕 교수의 항의도 정확히 이 지점을 짚었다.

둘. 선수촌 없는 대회의 비용.

이번 대회 개최 비용은 약 3조 2,717억 원으로, 당초 예상의 3배 수준까지 불어났다. 그런데도 선수촌을 짓지 않고 호텔·크루즈·컨테이너로 나눠 쓰는 구조를 택했다. 돈은 더 들었는데 숙소는 부족한 상황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대회가 끝나도 남을 질문이다.

일본 선수단 부단장은 자국 선수들은 완충 시설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최국 선수단용 호텔이 따로 확보돼 있었다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셋. 아직 확인 중인 것들.

남녀 선수가 같은 방에 배정됐다는 것, 일부 선수가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12시간을 기다렸다는 것, 배구장 코트가 습해 부상 위험이 있다는 것은 모두 9월 16일부터 18일 사이에 제기됐다. 조직위의 확인이나 반박은 아직 없다. 한국 선수단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것을 제지당했다는 논란도 같은 시기에 나왔는데, 누가 어떤 규정을 근거로 막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넷. 축구 쪽 맥락.

버스 소동을 겪은 남자팀과 별개로, 여자 대표팀은 9월 17일 F조 방글라데시전을 6-0으로 이겼다. 경기 자체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경기장 밖이다. 축구는 일정이 촘촘하고 이동이 잦아서, 버스 한 번의 착오가 워밍업 시간을 그대로 깎아 먹는다.

🗣 확인된 반응

서경덕 교수는 9월 17일 SNS를 통해 조직위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이 평화와 화합을 내건 대회라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도쿄올림픽 현수막 철거 사례를 들어 이중적 잣대라고 지적했고, 조직위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대한체육회는 같은 날 조직위와 OCA에 공식 항의 서한을 보냈다. 체육회는 우리의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의 공식 답변은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선수단 부단장은 숙소 문제에 대해 일본 선수들은 완충 시설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영향

대회는 아직 개회식 전이다. 메달 집계는 시작되지 않았고, 우리 데이터상 한국은 금·은·동 모두 0개다.

경기 결과에 직접 영향을 준 사례는 아직 없다. 남자축구 카타르전은 지연 도착에도 예정대로 열렸고, 여자축구는 6-0 대승을 거뒀다. 다만 숙소 컨디션과 이동 문제는 대회가 길어질수록 누적된다. 특히 키 큰 선수가 많은 농구, 이동이 잦은 축구가 가장 먼저 체감할 종목이다.

태풍도 변수다. 9월 18일 현재 태풍이 발생했고 한반도는 비껴가지만, 일본 쪽 영향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

👀 앞으로 볼 것

1. 조직위의 답변. 대한체육회의 항의 서한에 조직위가 어떤 형식으로든 답하는지, 사과가 포함되는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2. 숙소 재배정. 혼숙 배정과 부족 사태가 사실이라면 대체 호텔 투입 등 조치가 나와야 한다. 개최국이 대체 호텔을 검토한다는 이야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3. 개회식 이후 운영. 선수단 이동과 식사가 개회식 뒤에도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지, 아니면 초반 시행착오로 끝나는지 지켜볼 일이다.

선수는 경기장에서만 경쟁하면 된다. 숙소와 버스, 환영 무대에서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대회는 그 자체로 문제다.

조직위가 어떤 답을 내놓는지, 그 답이 언제 나오는지가 이번 대회 첫 주의 성적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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