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현수막은 내렸는데 도요토미는 무대에, 나고야 선수촌 환영식

개막 나흘 전, 나고야항 긴조 부두에 커다란 크루즈선 한 척이 들어왔다.
선수들이 묵을 배다. 환영 무대에는 갑옷을 입은 무장 세 명이 올라왔다.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그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 아시아 각국 선수단을 맞는 자리에 선 셈이다. 이 장면 하나가 이틀 만에 한국 쪽 항의로 이어졌다.
| 📌 핵심 정리 · 무엇: 아시안게임 선수촌으로 쓰일 크루즈선 입항식 식전 공연에 도요토미 히데요시 분장 인물 등장 · 언제·어디: 9월 15일 나고야항 긴조 부두 · 누가: 대회 조직위원회가 연 행사, 공연은 '나고야 오모테나시 무장대' · 조직위 입장: 지역 문화·관광 소개 목적, 역사적 메시지 의도 없음 · 현재 상태: 서경덕 교수 항의 메일 발송, 한국 선수단장은 분명한 뜻을 전하겠다는 입장 |
🕒 경위
이번 대회는 선수촌을 새로 짓지 않았다. 기존 호텔과 조립식 컨테이너, 그리고 크루즈선을 숙소로 쓴다. 그 크루즈선이 코스타 세레나호다.
15일 이 배가 나고야항에 닿았고, 조직위가 접안 기념행사를 열었다. 식전 공연에는 아이치현 출신 전국시대 세 인물, 이른바 '나고야 3걸'로 분장한 무장대가 올랐다.
공연이 끝난 뒤 조직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이번 대회를 아시아 최대의 평화와 스포츠 축제라고 말했다.
다음 날인 16일 한국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조직위는 같은 날 서면 답변을 내놨다. 17일 아침에는 서경덕 교수가 항의 메일을 보냈고, 한국 선수단장도 이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 일시 | 무슨 일 | 현재 상태 |
|---|---|---|
| 9/15 | 코스타 세레나호 나고야항 입항. 식전 공연에 오다·도요토미·도쿠가와 분장 무장대 등장 | 확인된 사실 |
| 9/16 오전 | 한국에서 평화 축제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 확산 | 확인된 사실 |
| 9/16 오후 | 조직위 서면 답변: 지역 문화·관광 소개 목적, 역사적 의도 없음. 재발 방지 약속 | 조직위 공식 입장 |
| 9/17 오전 | 서경덕 교수, 조직위에 항의 메일 발송 | 당사자 주장 |
| 9/17 오전 | 이상현 한국 선수단장 "정치적 이슈, 분명한 뜻 전할 것" | 당사자 입장 |
| 9/17~ | 한국 선수단 크루즈 선수촌 순차 입촌 | 진행 중 |
🔍 쟁점
① 인물의 무게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전쟁은 7년을 끌었고 명나라까지 참전했다. 아이치현 안에서는 관광 콘텐츠일지 몰라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선수단 앞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힌다.
② 기준의 일관성
이 논란이 커진 진짜 이유는 5년 전 장면 때문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 때 한국 선수단은 선수촌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이순신 장군의 '상유십이'를 본뜬 문구였다.
일본 안에서 정치적 메시지라는 문제 제기가 나왔고, 한 극우 단체는 한국 선수촌 앞에서 욱일기를 흔들었다. 대한체육회는 IOC 요청으로 현수막을 내렸다. 당시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올림픽에서 정치적 메시지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때는 문구 하나가 정치적이었고, 이번에는 침략 전쟁을 일으킨 인물의 분장 공연이 지역 문화다. 같은 나라가 낸 두 기준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게 이번 지적의 핵심이다.
③ 장소
행사장은 관광지가 아니라 선수 숙소 앞이었다. 코스타 세레나호는 11만 4천 톤급, 길이 290.2m, 객실 1,500개 규모다. 10월 6일까지 정박하며 선수단 약 3,780명이 이 배에서 지낸다. 한국 선수들은 17일부터 차례로 들어간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이미 대회를 시작했다. 16일 홍콩을 3:0으로 이겼고, 17일 카타르, 18일 베트남과 D조 예선을 이어간다. 경기와 입촌이 동시에 굴러가는 시점에 숙소 앞 행사가 논란이 된 것이다.
🗣 확인된 반응
조직위원회는 16일 서면 답변에서 이 공연이 개최지 아이치·나고야의 지역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특정 역사 인물을 지지하거나 역사적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조직위는 여러 나라 선수와 관계자가 모이는 자리인 만큼 기념식 표현이 관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고 했다. 앞으로 모든 프로그램이 국제 대회에 맞도록 계속 주의하겠다고도 밝혔다.
서경덕 교수는 17일 조직위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는 입장이다. 이순신은 안 되고 도요토미는 되느냐는 취지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조직위가 이 메일에 답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선수단의 이상현 단장은 17일 이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보고 분명한 뜻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경로로, 언제 전달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영향
경기 일정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 없다. 개막은 예정대로 9월 19일이고, 여자 배구 예선도 정상 진행 중이다.
메달 집계는 아직 시작 전이다. 우리 데이터 기준 한국은 금·은·동 모두 0개, 종합 순위는 집계 초기 상태다. 논란이 판세를 흔든 건 아니다.
다만 선수단이 입촌하는 바로 그 배 앞에서 벌어진 일이라, 선수단장의 대응 수위에 따라 대회 초반 분위기에는 영향이 갈 수 있다.
👀 앞으로 볼 것
· 선수단의 전달 방식: 공문인지, 단장 면담인지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 조직위가 어떤 답을 내놓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 재발 방지의 실제: 조직위가 주의를 약속한 만큼, 남은 행사에서 무장대 공연이 다시 나오는지가 잣대다.
· 19일 개회식 연출: 지역 역사 인물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이번 논란의 두 번째 시험대다.
평화 축제라는 말은 주최 측이 먼저 꺼냈다.
그 말이 무대 위 인물 선택과 맞는지, 이제 남은 행사가 답할 차례다.